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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을 위한 새로운 규칙 - 북저널리즘의 <뉴 룰스>를 읽고

에밀레죵 2022. 3. 16. 22:47

북저널리즘 <뉴룰스>

 

내가 너무 좋아라하는 북저널리즘. 정말 딱 내가 관심 있는 주제들을 시의적절하게 짧지만 알찬 책으로 내놓는 것 같다. 이 책도 제목과 부제목을 보자마자 구매를 결정하고 바로 읽었다! 사회초년생부터 결혼, 임신, 육아를 거쳐 커리어를 쌓아가는 26인의 여성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엮어 책으로 만들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인만큼 내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을만한 것도 많았던 것 같다. 

현재 젊은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교 교육체계에서 극심한 차별을 겪거나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본 적은 드물 것이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나 20대 후반 여성의 고용률은 동 나이대 남성보다 높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고용률이 30대 이후부터 급락한다. 결혼과 출산, 육아 때문이다. 그만큼 일하는 여성에게 30대는 커리어의 방향이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휴직을 고민하는 주변 언니들을 보며 이는 단순히 통계상 수치가 아닌 현실임을 절감한다. 

책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의식 중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여성 리더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여성 리더가 많아진 지금도 대기업 임원, 국회의원, 유망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들은 여전히 남성이 더 많다. 기회의 평등은 개선되었지만 커리어를 유지하는 조건이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p50). 다행히 법원에는 본받고 싶은 훌륭한 여성 부장님들이 너무 많이 계신다. 정말 큰 행운이다. 반면 변호사 특히 대형로펌은 직위가 올라갈수록 여성 파트너의 비율이 극도로 적어지는 만큼 롤모델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대형로펌 파트너 중 여성 비율은 12.31%, 경영에 참여하는 비율은  5%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커리어의 성장을 위해서도 더더욱 법원으로 돌아오고 싶다. 

요새 주위 언니들이 하나둘씩 아기를 낳고 나도 결혼을 하게 되면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주위를 보아도 느끼는 것이지만 결혼 자체는 사실 일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결혼 후에도 각자 일에 충실할 수 있고 또 서로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다. 오히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알려주고 조언도 받을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한다. 반면 육아는 완전히 다른 일이다.  아이를 낳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키워내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나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싶다가도 이를 위해 쏟아부어야 하는 시간과 노력, 정신, 체력, 재력과 희생을 생각하면 멈칫하게 된다. 아마 몇 년간은 고민이 지속될 것 같다. 

 

뉴룰스를 읽고 나서 책 속에 나왔던 아래 3가지 자기계발 방법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1) 자기 전 30분 커리어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 갖기

정지선 셰프는 요리책을 읽거나 고조리서, 바이두에서 조리법 검색 등을 하며 30분을 투자한다고 한다. 나는 하루 30분은 무조건 민사법, 형사법, 노동법 최신 판례를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실제로 해보니 30분은 최신 판례 하나 읽고 이해하고, 교과서에서 관련 부분을 읽는 것만도 부족한 시간이더라. 

2) 노동법 박사과정 지원 알아보기
로스쿨에서도 노동법을 하지 않았는데 박사과정을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에 회피하고만 있던 대학원 진학. 이제 3년 경력이 쌓인 만큼 더 이상의 회피는 힘들 것 같다. 다음 학기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준비해보기로 했다. 


3) 열명의 영감님 
더 플레이컴퍼니 강윤정 대표는 한달에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계기 영화, 책, 노래, 전시, 그림 등 10가지 정도를 만들고 모두 기록해 둔다고 한다. 그러면 1년에 100개가 좀 넘는데 이를 매년 12/31 돌아보면 나쁘지 않게 살아왔고 내가 나를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일 시작하고 나서 3년이 훌쩍 가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처럼 한 달 목표를 정해서 기록해두면 좋을 것 같다. 

 

두 번 연속 성공한 북저널리즘의 책! 다음 책도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 절박하게 기회를 잡아야 한다. 쳇바퀴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p22). 

과거에 비해 여성 리더가 많아진 지금도 대기업 임원, 국회의원, 유망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들은 여전히 남성이 더 많다. 기회의 평등은 개선되었지만, 커리어를 유지하는 조건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p50). 

결혼과 육아에 대해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하고 싶고, 잘할 수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제대로 못할 것 같아서 아예 시도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