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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 가능한가 -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by 에밀레죵 2022. 5. 1.
조지 오웰 <1984>

그 이름도 유명한 조지 오웰의 <1984>. ‘오승연과 북클럽’의 5월의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는데, 걱정과 달리(?!) 너무나도 흥미롭게 읽었다.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이해도 나름 잘 된다. 1940년대에 쓰여진 책인데 마치 어제 쓰여진 책 같다.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는 놀랍도록 현실의 국가와 닮아 있어 현재진행형이다.

윈스턴은 당의 기록국에서 일하며 과거를 끊임없이 수정하는 일을 한다. 신문 등 미디어에서 현재와 다른 사실이 있다면 정정 후 다시 발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와 다른 과거는 전혀 존재할 수 없고, 당은 틀리는 것이 불가능한 완벽한 존재가 된다. 내가 현재 아는 역사가 과연 과거의 사실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인간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런 의미에서 ‘사상죄’라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러나 결국 빅 브라더는 윈스턴의 육체와 정신을 파괴하고, 이중사고를 내면화하게 하여 자신을 사랑하게 만든 채로 총살한다. 101호실에 집어넣고 줄리아를 배신하게 하여 마지막 남은 인간적 존엄성마저 파괴한다. 희망이라곤 없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작가는 디스토피아의 끝을 보여주고 가능한 암울한 미래에 대해 경고하는 듯 하다.

윈스턴과 줄리아가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둘은 당에 반감을 갖고 ‘형제단’에 합류하고 싶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 것이고, 기억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 서로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한다.

2022년 5월의 첫 번째 책이자 ‘제주&서울 북카페/서점 탐방’ 계획의 첫 번째 스타트를 끊은 책이다. 이직 전 3주간 쉬면서 좋은 곳 많이 찾아다니고 그동안 읽고팠던 책들도 마음껏 읽어야지~


👮🏻‍♂️ 사상죄는 영원히 은폐할 수 없다. 얼마 동안, 심지어 몇 년 동안 교묘하게 숨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끝내는 발각되고 만다(p32).

👮🏻‍♂️ 윈스턴은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정통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서도 ‘정통적’인 태도를 갖는다는게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납득하지 못할 뿐더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공적인 사건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서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p218).

👮🏻‍♂️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어요. 그들은 당신을 무엇이든 말하게끔 할 수는 있지만, 믿게는 할 수 없어요. 당신의 속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으니까요(p232).

👮🏻‍♂️ 저는 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저 자신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나는 태어났고, 언제가는 죽을 겁니다. 팔다리도 있습니다. 나는 공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물체든 내가 차지한 부분을 동시에 차지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로도 빅 브라더는 존재합니까?(p358)